6.29(목) 롬16:1-16 묵상 <사도의 인사>
1. 로마서는 마지막이 다른 서신서와 다소 다르게 끝나고 있습니다. 사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5장에서 끝을 맺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바울은 편지를 쓸 때 마지막에는 항상 축도를 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은혜가 너희들에게 있을지어다’라고 보통 끝을 맺습니다.
2. 그런데 로마서에는 그것이 15장 33절에 나옵니다. ‘평강의 하나님께서 너희 모든 사람과 함께 계실지어다. 아멘’ 그리고는 다시 16장을 쓰고 있습니다. 그것은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 대한 문안였습니다. 1-16절까지 무려 28명의 사람의 이름을 열거하며 문안 인사를 전하도록 부탁합니다.
3. 그런데 로마서 시작의 인사말과 결론의 인사말은 그 성격이 너무나 다릅니다. 시작은 하나님 중심의 인사말씀이라고 한다면, 결론은 사람들 중심의 인사말입니다. 로마서 시작에서 인사말씀 (1:7)은 “성부 하나님의 사랑하심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성령의 교통하심(=fellowship)”입니다. 쉽게 3위 1체 하나님께로부터 전해지는 인사말씀입니다.
4. 그에 반해 결론 부분의 인사말에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이름들이 나타납니다. 이는 바로 교회의 다양성을 뜻합니다. 인종과 계층과 신분과 명성과 성별을 초월하여 교회의 구성원들은 다양하다는 말입니다. 교회는 인종적 문화적 한계, 신분적 사회적 한계, 지적인 경제적 한계를 가로지른다는 말입니다.
5. 또 다른 한편으로 교회는 이런 다양성을 넘어서 “연합된” 공동체를 만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단락에서 “그리스도 안에서”(4회), “주 안에서”(5회), “자매/형제”(2회), “사랑하는 자”(4회), 함께 고난을 받는 자, 가정과 권속 교회들(6회)이라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6. 결국 이 인사안에는 교회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교회란 바로 복음을 전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복음의 능력을 함께 맛보고 나누는 곳입니다. 복음이 바로 교회의 절대가치입니다. 교회는 복음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고, 복음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복음을 잃어버린 교회는 더 이상 존재의 가치가 없습니다.
7. 초기원형 교회의 성도들은 특정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정황에서는 파격적이라 할만큼 여성들이 큰 역할을 했었고, 또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던 노예들도 함께 동역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신분들이었던 귀족들도 이들과 기꺼이 함께 동역하였습니다.
8. 교회가 역동적으로 살아있을 때 복음은 사람들 간의 벽을 허뭅니다. 인종, 계층, 성별, 나이 등 사회 문화적 경계들을 허물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자매로 서로 사랑하게 만듭니다. 우리나라도 처음 복음이 들어왔을 때에 인간 취급도 받지 못했던 백정과 지체 높았던 양반이 서로의 신분을 넘어서 교제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9.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한 형제, 자매로 존귀히 여기며 열린 마음과 사랑으로 소통하고 하나가 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를 경계짓는 것들을 보고, 그것들에 매이지 않는 참된 은혜를 누려야 할 것입니다.
10. 바울은 서로에게 거룩한 입맞춤으로 문안하라 선포합니다. 가장 친밀한 교제로 서로를 환대하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서로가 서로를 있는 모습 그대로 늘 환영하고 고마워하고 사랑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