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곁에 머무는 것
안셀름 그륀 저 『위안이 된다는 것은』 중에서
네덜란드의 작가 코니 팔멘은 남편과 사별한 뒤, 자신이 경험한 것에
관해 책을 썼습니다. <잔인한 해의 항해 일지>라는 책입니다. 그녀는
책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친구들 가운데 누군가 남편 또는 아내를 잃으면, 이때 제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압니다. 먼저 큰 냄비에 스프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몇 가지 물건도 챙깁니다. 이어서 상을 당해 큰 슬픔에 빠져 있는 친구
의 집으로 향힙니다. 그 집에 가서는 당사자에게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슬퍼하는 친구가 찾아오면 자리에 편히 앉게 합니다. 그런
다음 커피를 끓이거나 포도주를 내옵니다. 모든 게 단순합니다.
이런 경험 가운데 그녀는 우리를 위로하고 연결하는 것은 어떤 거창
한 말이나 현명한 말이 아니라, 이렇게 단순한 것들임을 깨닫게 되었습
니다.
코니 팔멘의 사례는 우리에게 이런 교훈을 줍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
에게 다가갈 때, 내가 그들 곁에 머물러 있을 때, 내가 그들의 절망과 고
통, 눈물과 저항을 견뎌 낼 때 나는 그들에게 위로가 됩니다.
’불러들이다’, ’초대하다’, ’격려하다’, ’도와주다’를 의미하는 그리스
어 ’파라켈레인’도 위로와 뜻이 유사합니다. 우리는 상대방이 자신에 관
해 이야기할 용기를 내도록 격려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라틴어 ’콘솔라
시오’도 위로와 뜻이 유사합니다. 외로운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그르이
외로움 속으로 들어가는 것, 그를 억압하는 모든 것을 그와 함께 견디는
것을 의미합니다.
슬퍼하는 이들은 통상적으로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멀리 한다고 느
낍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슬픔을 함께할 마음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느
끼는 것입니다. 이는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슬퍼하는 이
들은 자기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 곁에 있어 주고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
그 힘든 상황을 제어하는 사람을 갈망합니다.
이처럼 힘든 상황에서는 당사자들의 고통에 관해 설명할 필요가 없
습니다. 말을 많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상대방 곁에 머물고 그의 슬픔
을 함께 견디는 것으로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