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4월 12일, 구소련의 우주비행사 가가린은 4.75톤의 보스토

크 1호를 타고 89분간 우주를 비행하여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로

역사에 기록되었습니다. 당시 가가린은 19명의 지원자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세계 최초로 우주를 비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19명의 쟁쟁한 지원자들 중에서 그가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가 재

미 있습니다.

우주비행사를 최종 선발하기 1주일 전, 가가린을 포함한 20명의 지

원자들은 비행선 보스토크 1호에 직접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

었다고 합니다. 모든 지원자들은 그냥 신발을 신은 채로 우주선에

올랐는데 가가린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

은 채 우주선에 오른 것입니다. 가가린은 막연하게나마 이 우주선

하나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

고, 얼마나 많은 수고가 있었는지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우주선이

너무나 귀하게 여겨졌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신발을 벗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가가린의 이런 모습은 우주비행선 설계사의 눈에 띄었고, 가가린은

이 작은 행동 하나로 우주선 설계사로부터 큰 호감을 얻게 되었습

니다. 설계사는 27세의 이 청년이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우

주선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보고 가가린에게 인류 최초로 우주를

비행하는 신성한 사명을 부여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얼마나 귀

하게 여기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창세전부터 구원을 계획하시고 마침내 십자가에서 그

구원을 성취하셨습니다. 그토록 큰 사랑과 은혜를 담고 있는 십자가

를 우리는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 그리

스도인들에게 십자가의 은혜보다 더 귀하고 귀한 은혜는 없습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깊이 묵상하는 절기에 십자가의 은혜를 귀하게 여

기는 마음이 삶으로 행동으로 드러나길 소망합니다. 우주선 앞에서

신발을 벗었던 가가린처럼 십자가 앞에 엎드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