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은 우리 영혼의 방향을 점검하기 좋은 신앙의 절기입니다. 그
중심에는 ‘회개’가 있습니다. 회개란 단지 후회하는 마음이나 눈물
을 흘리는 감정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죄에 대한 깨달음에서 시작하
여 삶의 방향을 완전히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결단입니다.
히브리어로 ‘슈브’)ובּשׁ) 라는 단어는 ‘돌이키다’라는 뜻을 가지는데,
이는 단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발걸음 자체를 다시
하나님께 향하도록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엘 선지자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고 외쳤습니다. 사람
들의 눈에 보이도록 통곡하며 회개하는 외적 행동이 아닌, 하나님
앞에서 진심으로 애통하고 슬퍼하는 내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
입니다. 우리는 종종 죄를 지으면서도 무뎌지고, 습관처럼 용서를
구하며 진정한 변화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연약하고, 끊임없이 하나님을 잊고 자신을 중심
에 놓으려 합니다. 회개는 이 왜곡된 시선을 하나님께로 되돌리는
은혜의 수단입니다. 참된 회개는 자책이나 정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어떤
죄인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합니다.
“죄를 고백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신실하시며 의로우사, 그 죄를 사
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신다.”(요한일서 1:9) 하셨
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자백할 때마다 다시금 깨끗하게 하시고,
우리 안에 새로운 마음을 부어 주십니다. 회개는 단절된 관계를 회
복하고, 어두운 내면에 빛을 비추는 거룩한 시작입니다.
상한 마음, 통곡하는 심령은 하나님이 가장 기쁘게 받으시는 제사입
니다. 회개는 우리가 무너지는 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다
시 일으키시는 은혜의 순간입니다. 사순절의 이 기간 동안, 우리는
회개의 눈물로 은혜의 길을 열어갈 수 있습니다. 그 길은 곧 십자가
로 향하고, 부활의 새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