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이란 시가 있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
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
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
습니다.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
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
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시인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던" 엄마의 모습 속에 숨어있는 "그러면 안 되
는" 엄마를 발견했습니다. 그게 진짜 엄마였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데' 아니,
그렇게 안 하도록 해드려야 하는데, 이제 그렇게 안 해 드릴 수 있는데, 정작
시인의 엄마는 세상에 없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읽다가 "엄마" 대신에 "예수
님"을 넣어보았습니다. 믿었던 제자들이 모른척해도 예수님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쓸쓸히 걸으셔도 예수님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의 조롱을 받으셔도 예수님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로마 군인들의 채찍을 맞으셔도 예수님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고통당하셔도 예수님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피맺힌 절규로 부
르짖을 때 아! 예수님은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한 줄 알았던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이 깨달아지는 것이 은혜입니
다. 너무도 당연하다고 여기던 예수님의 사랑 또한 당연하지 않은 특별한
사건임을 깨닫는 것이 은혜입니다. 당연하다고 여기던 어머니의 사랑과 수
고도 당연하지 않은 특별한 사랑임을 깨닫는 것이 은혜입니다.
오늘은 'Mother's Day(어머니 날)'입니다.
모든 어머니의 사랑과 수고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날입니다.
그동안 당연하게만 여겼던 어머니의 사랑을 당연하지 않은 특별한 은혜로
여기는 날입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에 담겨있는 고귀함을 마음에 새기고 어
머니 마음으로 세상을 품고, 어머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살겠다고 다짐하
는 날입니다. 이 귀한 날 어머니의 사랑뿐만 아니라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