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목) 마7:13-20 묵상.
<좁은 길 좁은문>
1. 산상수훈의 위대한 가르침을 들으며 마음 깊이 감동을 받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이 가르침 그대로 사는 것은 다릅니다. 우리 주님은 산상수훈을 마치면서 말씀을 듣는 제자들에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말씀에감탄하기는 쉽지만, 이 말씀대로 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만 같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공중 권세 잡은 마귀의 유혹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서, 믿음의 자녀들이 호된 시험을 받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2. 그 마귀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에게조차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주면서, 자신에게 엎드려 경배하면 모든 것을 다 주겠다고 유혹하던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그 마귀가 '광명한 천사'로 가장하여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의 자녀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정치, 문화, 사회, 경제, 전반적인 부분에서 권력을 휘두르며,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넓은 길이 있다고 유혹해 오고 있습니다.
3. 때로는 달콤한 유혹으로, 때로는 진지한 설득으로, 때로는 위협적인 권세로 다가오기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며 따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넓은 길이기에, 그 길에 들어서지 않으면, 인생이 낙오자요, 루저(loser)가 될 것 같아서 불안과 두려움에 초조합니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그 넓은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 복음은 처음부터 좁은 문, 좁은 길이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4. 그런데 주님은 그 좁은 문, 그 좁은 길로 들어가라 하십니다. 이곳이 살 길이라 말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생명길로 나아가려면, 우리의 소유와 재물, 자아의 욕심과 세속의 쾌락 등 많은 것들을 놔두고 떠나야 합니다. '이제부터 꽃길만 걷게 해줄게' 이런 약속과 다짐이 이 길에서는 얼마나 헛헛한 말인지 금세 깨닫게 됩니다. 주님과 함께 걷는 길은 좁고, 협착하며, 심지어 가시밭길을 가야 하는 길입니다.
5. 그러니 이 길을 찾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그런데도 이 길을 가기로 작정했다면,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외면을 받고 철저히 외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길은 주님과 함께 걷는 길입니다. 모두 떠나고 없을지라도, 주님과 손을 잡고 가는 길이기에, 실은 이 길이 행복 그 자체의 길입니다. 마침내 의인의 회중에 들어서는 복된 길입니다. 아무도 없는 길인 줄 알았는데, 의인의 회중입니다. 배고픈 길인 줄 알았는데, 내 잔이 넘치는 주님의 식탁과 마주하는 길입니다.
6. 그러니 좁은 문, 좁은 길은 바로 나를 향해 쌓아두신 복을 주시는 우리 주님의 손에 붙들리는 복된 자리입니다. 그래서 누가는 그의 복음서 13장 24절에서 이 복된 자리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 고 권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마7장) 15~20절에 말씀하신 거짓 선지자들의 가르침에는 이 좁은 문, 좁은 길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듣기 좋은 소리로 유혹하며, 넓은 문 앞에서 만사 형통을 노래하며 손짓합니다.
7. 그럴 듯한 메시지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그들의 정체에 대해서 우리 주님은 "그들의 맺는 열매를 보고 알 수 있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마7: 16,20, 눅6: 44) 즉 하나님의 영으로 새롭게 빚어진 심령, 새로운 본성으로 산상수훈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그 삶의 열매가 그들에게는 있지 않습니다. 온갖 은혜로운 말로 하나님을 말하고 성경 구절을 노래한다고 해도 이 열매가 없으면 거짓 신자인 것입니다.
8. 산상수훈은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의 길이기에, 하나님의 자녀들은 오늘 이 서 있는 자리에서 남보다 더 나은 삶의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산상수훈에 크게 감명을 받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기만 하면 된다'고 했던 마하트마 간디가 "장미는 그 향기를 광고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그 본성대로 그 열매를 맺을 뿐입니다.
9.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말씀과 함께 우리의 심령을 두드려 새 사람, 새 삶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 힘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넓은 문, 넓은 길의 유혹이 오늘도 온갖 아름다운 손짓으로 우리를 유혹해 오겠지만, 오늘 주신 말씀으로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좁고, 협착한 길에서, 자주 넘어지는 우리의 손을 붙들어주셔서, 끝까지 이 생명길을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임마누엘이신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