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양 칼 럼

1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하여 >
- 강신균 목사
바울은 고린도전서 12장을 통해 우리 교회를 바로 '그리스도의 몸'에
비유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눈에 잘 띄고 화려한 지체, 즉 능력이 출중
한 지체만을 귀하게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놀라운 원리를 제시합니다.
"몸의 덜 귀히 여기는 그것들을 더욱 귀한 것들로 입혀 주며 우리의
아름답지 못한 지체는 더욱 아름다운 것을 얻느니라 그런즉... 부족한
지체에게 존귀를 더하사" (고린도전서 12:23-24)
하나님의 설계는 공평합니다. 세상은 강한 자를 더 높이지만, 하나님
은 오히려 덜 귀해 보이는 지체에게 존귀를 더해 주심으로 몸의 균형
을 맞추십니다. 우리 몸 안의 심장이나 폐를 생각해 보십시오. 겉으로
드러나 화려하지 않지만, 몸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기
관들입니다. 공동체 안에서도 묵묵히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이들, 보
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이들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가장 귀하게 여
기시는 분들입니다.
왜 하나님은 이런 방식을 택하셨을까요? 성경은 그 이유를 분명히 밝
힙니다.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
게 하려 하셨느니라."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우열'로 가리기 시작할
때 공동체에는 분열의 틈이 생깁니다. 그러나 "저 지체가 없으면 내
몸이 온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상대의 부족함을 나의 존귀함
으로 채워줄 때 우리 교회는 비로소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으로 일어
설 수 있습니다.
우리 곁에 있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은 단순히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친히 피로 사서 내 몸의 한 부분으로 붙여 주신 소중한 지체
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기에 서로를 귀하게 여기고 서로 섬기기에 힘쓸 때 함
께 놀라운 은혜와 축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번 한 주간 우리의 시선을 조금만 바꾸어 봅
시다.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그 지체가 사실은 우리 몸의 가장 보배
로운 부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서로를 향한 따뜻한 격려
한마디를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 - 정 철 목사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 이어령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다만 숟가락 두 개만 놓을 수 있는
식탁만한 집이면 족합니다.
밤중에는 별이 보이고
낮에는 구름이 보이는
구멍만한 창문이 있으면 족합니다.
비가 오면 작은 우산만한 지붕을.
바람이 불면 외투자락만 한 벽을
저녁에 돌아와 신발을 벗어놓을 때
작은 댓돌 하나만 있으면 족합니다.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다만 당신을 맞이할 때 부끄럽지 않을
정갈한 집 한 채를 짓게 하소서.
그리고 또 오래오래
당신이 머물 수 있도록
작지만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짓게 하소서
기울지도쓰러지지도 않는 집을
지진이 나도 흔들리지 않는 집을
내 영혼의 집을 짓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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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라 불리던 고(故) 이어령 교수는 생의 마지막 문턱에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라는 신앙적 고백을 남겼습니다.
그중에서도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라는 구절은 화려한 외양의 'House'가 아닌, 존재의 본질이 담긴 'Home', 즉 영혼의 처소를 갈구하는 고백입니다. 우리도 나의 소망이 세상의 성공에 있다면, 우리는 매일 흔들릴 수밖에 없으나, 우리의 소망이 영원하신 하나님께 있다면
그 내면의 집은 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순절기는 내 내면의 집을 새롭게 짓는 시간입니다.
3
< 사순절을 시작하며 > - 강신균 목사
사순절 절기가 시작됩니다. 사순절은 단순히 교회의 절기를 지키는 형
식을 넘어, 우리를 위해 생명을 내어 주신 주님의 사랑을 깊이 묵상하며
우리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사순절(Lent)은 부활절을 앞두고 주일을 제외한 40일 동안 이어지는 절
기인데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모
세의 40일 금식, 이스라엘의 40년 광야 생활, 그리고 예수님께서 공생애
를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서40일간의 금식과 기도의 시간을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던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으심을 묵상하며 우리 자신의 신앙을 점검
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마음으로만 생각하기보다,
구체적인 삶의 실천을 통해 주님께 한 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기를 권면
합니다.
절제와 금식: 한 끼 금식이나 평소 즐기던 기호식품(커피, 간식 등)의 절
제를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배고픔을 주님을 향한 갈망으로 채우는
훈련입니다.
미디어 금식: 스마트폰, TV, SNS 사용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성경을
읽거나 묵상 노트를 기록해 보시길 바랍니다. 세상의 소음을 줄일 때 우
리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하나님께 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말씀 묵상과 기도: 예수님의 삶과 사역을 담고 있는 사복음서를 읽으며
주님의 삶과 사역을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기간 만이라도 새벽 기
도회나 개인 기도 시간에 힘쓰며 우리 자신과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것
입니다.
사랑의 나눔: 절제를 통해 아낀 비용이나 에너지를 주변의 소외된 이웃
섬김을 위해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결국
'나'를 넘어 '타인'에게로 흘러갈 때 완성될 것입니다.
이런 믿음의 실천을 위해 노력할 때 사순절은 우리를 힘들게 하는 '고
행'의 시간이 아니라, 우리를 살리시는 '생명'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조
금이라도 주님과의 첫사랑이 회복되는 절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