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양 칼 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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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신앙의 흔적 > - 정 철 목사
우리의 삶에는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것이 밤잠을 설칠 만큼 시린 기억이기도 하고, 거울 속 나를 보며 마주
하기 싫은 마음의 흉터이기도 합니다. 어떤 상처는 시간이 약이 되어
흐릿해 지지만, 어떤 아픔은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선명해져 우리를
괴롭히곤 합니다.
우리는 흔히 그 흔적들을 없었던 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 상처가
나의 연약함을 폭로하고, 내가 겪었던 실패와 고통의 시간을 증언하는
부끄러운 기록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때 그 일만 없었더라면"
이라는 가정 속에 자신을 가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놀라운 역설을 발견합니
다. 죽음을 이기고 완전히 승리하신 예수님의 몸에는 여전히 '십자가
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못에 박혔던 손바닥과 창에 찔렸던 옆구
리의 자국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부활의 능력이라면 그 상처도 말끔히 없애
실 수 있었을 텐데, 왜 예수님은 그 흔적을 그대로 품고 계셨을까요?
그것은 그 상처가 더 이상 비참한 죽음의 패배가 아니라, 우리를 살린
구원의 확실한 증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낙인이 생명의 훈장
으로 바뀐 것입니다.
부활은 상처를 '삭제'하는 사건이 아닙니다. 상처의 '의미'를 완전히 바
꾸는 사건입니다. 어제의 고통이 부활의 빛을 만나면 오늘의 은혜가
됩니다. 어제의 실패가 하나님의 손길을 거치면 내일의 간증이 됩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습니다.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 부끄러운 실수,
후회 가득한 눈물 자국들... 그러나 부활의 빛 아래 서면 이 모든 흔적
은 더 이상 수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여기까
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증명하는 귀한 기록이 됩니다.
신앙의 삶이란 상처가 없는 완벽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상처
가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삶입니다. 여러분
의 눈물이 감사의 이유가 되고, 가장 부끄러웠던 그 자리가 하나님의
일하심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자리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
< 사려 깊은 배려 > - 강신균 목사
사람은 누구나 상대방의 사려 깊은 배려를 느낄 때 감동을 받습니다.
대부분은 아주 작고 조용한 섬김일 때가 많습니다.
한 번은 사위가 작은 선물을 하나 건넨 적이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기계였습니다. 그것은 코털을 정리할 수 있는 기계였습니다. 가
끔 거울을 보며 삐져 나온 코털이 보기 싫게 느껴진 적이 있었는데 어
느 날 보니 희어진 코털이 삐져 나온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보기
에도 민망했습니다. 아마 그 모습을 사위가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
서 조용히 그 이상한 선물을 준비했던 것 입니다. 그 일에 대해 특별히
말을 나눈 적은 없지만, 사위의 작은 배려는 저에게 깊은 감동으로 남
아 있습니다.
이처럼 사려 깊은 배려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드러
내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상대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전해질 때 우
리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공동체가 아름다워지는 순간은
바로 이런 배려가 오갈 때입니다.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무시하지 않고 조용히 돕고, 능력 있는 사
람이 연약한 지체를 드러내지 않고 섬겨 줄 때, 그 공동체는 참으로 은
혜로운 모습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배려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
다. 우리는 쉽게 자기 생각과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대하기
때문입니다. 사려 깊은 배려는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됩니
다.
“내가 저 입장이라면 어떨까?” 이 질문을 마음에 품을 때 비로소 진정
한 배려가 가능해집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결코 우리를 몰아붙이거나 무리하게 이끄시지 않으십니다. 대신 오래
참으시며, 부드럽게 인도하시고, 우리의 짐을 대신 져 주십니다. 이것
이 바로 주님의 사랑이며, 우리가 본받아야 할 배려의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사랑의 공동체는 서로를 가르치려 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
하는 데서 세워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없이 짐을 나누어 지고, 조용
히 서로를 세워 주는 데서 이루어집니다.
우리 믿음의 가족들이 모일 때마다 항상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조금
씩 더 노력한다면 서로 힘을 얻게 되고, 은혜와 평화가 넘치는 공동체
를 이루게 되고, 우리 모두 행복하게 주님을 섬길 수 있을 것이다.
3
< 만일 부활이 없었다면 > - 정 철 목사
고린도전서 15장은 부활장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사도 바울
은 “만일”(에이 데)라는 표현을 여섯 차례나 사용하면서 부활의 사실성
과 확실성에 대해 말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면...’이라고 말하며,
만약 우리에게 부활이 없을 경우 나타날 여섯 가지 결과를 말합니다.
첫째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헛되고,
둘째는 우리의 믿음 역시 헛것이 됩니다.
셋째는 복음을 전하는 사도들은 사기꾼이 될 것이고,
넷째는 우리의 죄의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못할 것입니다.
다섯째는 예수님을 믿다가 죽어 장사된 사람들은 망하였을 것이고,
여섯째는 내세의 영생은 고사하고, 세상에서 예수 믿는 사람이
가장 불쌍한 처지에 빠진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만약 예수님이 부활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전하는 모든 것,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이 다 헛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지 않았다면 예
수님은 온 세상의 구원자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온 세상의 구주이십니다.
어떤 탁월한 스승이나, 도덕적인 삶의 롤 모델로 이 땅에 오신 것이 아
닙니다. 이 땅에 많은 스승이 있고, 위대한 철학자들이 있지만, 구원자
는 오직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만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 대신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예수님만이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럴 듯 부활은
우리에게 구원자와 그분이 예수라는 절대 진리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믿는 모든 이들에게 이 세상이 끝이 아니라, 영
생이 있다는 것, 천국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주님의 부활을 믿고 사십시오.
더 이상 절망과 좌절로 주저앉아 있지 말고,
부활의 소망으로 다시 일어나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우리에게 부활의 신앙이 있다면 어떤 고난과 역경이 찾아와도 반
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그래서 성도의 가장 큰 소망은 부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