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토) 마26:17-35 묵상. <끝까지 하신 사랑>
1. 오늘 말씀은 가룟 유다에 대한 내용입니다. 예수님을 배반하고 은 삼십에 팔아버린 가룟 유다는 기독교 역사 속에서 가장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룟 유다를 비난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되려 그를 통해 우리의 죄 됨을 직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룟 유다는 아담과 하와와 마찬가지로 죄인 된 우리의 모습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가룟 유다의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입니다.
2. 가룟 유다가 탐욕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예수님을 판 것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돈만을 위해 팔았더라면 은 30보다 훨씬 더 큰 돈을 요구했을 것입니다. 은 30은 당대 노예 1명의 가격에 불과했습니다. 성경에서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기에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여러 정황을 통해 그의 생각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3. 그가 예수를 판 것은 그가 품은 이상과 실제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이 달랐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유다는 제자 중에서 회계를 맡을 정도로 매우 계산적이고, 현실적이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메시아라면 실제적인 정치, 경제적 변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러한 길을 가시지 않고 고난과 십자가의 길을 가실 것임을 말씀하셨습니다. 가룟 유다는 예수님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다고 판단 한것입니다.
4. 예수님은 유다가 예수님을 팔기로 작정하였음을 지적하십니다. (21절) 그렇게 지적하시는 이유는 오히려 마지막까지 유다에게 돌이킬 기회를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요한 사도는 가롯 유다의 배반을 언급하기 직전에 이 장면을 이렇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요13:1)
5. 나는 너희가 나를 배신할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지금 이렇게 너희의 배신을 예고하는 것은, 배신하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다. 너희가 나를 배신하더라도 나는 너희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다. 나를 배신한 너희를 내가 끝까지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너희가 나중에라도 반드시 돌이킬 것이라고 믿는다. 이 믿음으로 나는 너희들에게 내 살을 찢어 주고, 내 피를 흘려 마시게 하는 것이다'
6. 유월절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는 예수님의 속마음이 이랬을 것입니다. 내 마음에 더러운 생각들을 다 아시고도 여전히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 아버지의 사랑을 우리는 확인하였습니다. 이것 때문에 우리는 돌아갈 용기를 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가 사랑할 만한 가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놓으신 사랑이기에 우리를 꼼짝 못하게 만듭니다.
7. 예수님이 염려하시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파는 행위가 아닙니다. 예수님을 배신하고 부인하는 것 때문에 예수님은 한숨 쉬고 걱정하시지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예수님이 전혀 속상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의 잘못과 실수로 인해 예수님은 분명히 슬퍼하고 염려하시지만 그것 때문에 결정적으로 염려하시지는 않으십니다. 그것 때문에 결정적으로 진노하시지도 않습니다.
8. 예수님이 진정으로 걱정하시는 것은 우리가 돌이키지 않는 것입니다. 회개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배신이 싹트고 있는 그 자리에서, 제자들의 철없음을 일부러 드러내시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창피한 짓인지 알지도 못했던 그들을 위해, 자신의 살과 피를 떼어 먹이시는 것입니다. 언젠가 기억하고 돌이킬 날을 기대하시면서 말입니다.
9. 가롯 유다 그는 예수님과 함께했지만,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뜻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역시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지만, 그는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회개했습니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완벽한 의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나를 용납해주신 그 사랑을 신뢰하며,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것입니다. 고난주간을 앞두고 신실함으로 돌이키는 우리가 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