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한센병 권위자인 미국 폴 브랜드 박사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의 한센병환자 재활원 원장입니다. 인도에서 20년, 미국에서 30년, 총 50년
을 한센병 치료를 위해 헌신한 분입니다.
그가 출장차 미국을 떠나 영국에 도착하여 여러 지방에서 업무를 본 뒤에
여러 시간을 여행 후에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그 날 밤, 그가 호텔에서 옷을
갈아 입고 양말 한 짝을 벗는 중에 갑자기 발 뒤꿈치에 아무런 감각이 느껴
지지 않았습니다. 인도에서 수 많은 한센병 환자들을 시술하고, 피고름을 만
지면서 치료해 본 경험이 많은 그는 순간적으로 의심이 스쳐갔습니다. 기계
적으로 일어나서 날카로운 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복숭아 뼈 아래 부분을
찔러 보았습니다. 아무런 감각이 없었습니다. 그는 핀을 한 번 더 깊이 찔러
봤습니다. 찔린 부분에서 피가 나오는데도 감각이 없었습니다. 한센병에 감
염된 것이 틀림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날 밤, 브랜드 박사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나도 한센병
환자구나.. 한센병 환자로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 가야 할 것인가?’ 두려운
마음이 엄습해 왔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로 격리되어서 살아 가야
할 버림받고 외로운 자신의 인생의 말로를 그려 보았습니다. 가족들을 생각
하니 눈물이 앞을 가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고통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아 오기 시작했습니다. 밤은 지나고 아침은 오지만, 브랜드 박사의
마음속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포 자기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더 자기의 발을 찔러 보았습니다. 그 순간 너무나 아파서 “악!”하고 비
명을 질렀습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이런 기도가 나왔습니다.
”아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파서 감사합니다. 아파도 감사합니다. 아프
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픔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알고 보니 어제 장시간 기차 여행을 하면서 좁은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
다 보니, 신경의 한 부분이 눌려서 호텔의 방에 올 때까지 그 마비가 풀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브랜드 박사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자신의
몸의 아픔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렇게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얼
마나 큰 감사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그의 저서 『고통이라는 선물』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지금 내가 고통
을 느끼고 있다는 자체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요, 어떤 면에서는 건강
하다는 표증이기도 합니다. 고통에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고 놀라운
은혜의 선물도 담겨 있습니다. 마음이 아프고 삶이 고통스러울 때도 감
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