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금) 롬7:14-25
<나는 곤고한 사람이라>
1. 어제 우리는 율법이 더 이상 우리에게 절대적인 길이 아님을 묵상했습니다. 그리고 율법의 새로운 기능이 하나 있는데, 즉 우리가 죄인임을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다음 이야기를 묵상하게 합니다.
2. 청년 사울이 의와 분노에 차서 그리스도인들을 잡아 핍박하다가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에게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늘 의롭고 당당하던 그가 죄로 인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으로 바뀐 것입니다. 19절에 고백하기를, “내가 원하는 선은 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치 아니하는 바 악은 행하는도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3. 그는 자기 자신 안에서 더 많은 죄를 발견합니다. 자기 안에 있는 더 깊은 죄의 실체를 보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자신을 위해 죽으신 것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주님을 위해 자기 생명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왠지 자신도 모르게 자기 안에서 튀어나오는 악의 소욕을 또한 보게 됩니다.
4. 사도 바울이 믿음의 완숙의 경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백을 하는 이유는 그가 빛 앞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빛이십니다. 주님 앞에 서는 자는 자신을 다 드러내게 됩니다. 요 3:19-20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5. “그 정죄는 이것이니 곧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두움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 악을 행하는 자마다 빛을 미워하여 빛으로 오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 행위가 드러날까 함이요. 진리를 좇는 자는 빛으로 오나니 이는 그 행위가 하나님 안에서 행한 것임을 나타내려 함이라 하시니라.”
6. 사도 바울은 바로 빛 앞에 서 있는 자기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전의 그는 어둠 가운데 있었습니다. 사람을 죽이고 악을 행하면서도 그 악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고 또 그럴 필요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지금 주님의 빛 앞에 서 있습니다. 그 앞에 자신의 허물을 여지없이 보이고 있습니다.
7. 그는 믿기 전보다 더 많은 자기 죄를 발견합니다. 자기 자신의 연약함을 끊임없이 발견합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인간적이고 육적인 정욕에 사로잡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21절의 고백처럼,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자신을 보게 됩니다. 이것이 바울이 느끼는 인간의 실존입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 선 자의 모습입니다.
8. 나 중심에서 볼 때는 모든 것이 옳았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나를 떠나 나를 바라볼 때 내 뒷모습은 매우 추했음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고 나니 사도 바울이 절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 24절에서 이렇게 탄식하는 것입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9.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의 출발점입니다. 여기가 바로 우리가 시작해야 하는 성도로서의 삶의 출발점입니다. 빛 앞에 서 있는 성도, 그래서 자신의 허물을 감출 수 없는 성도, 그리고 ‘내게 원함은 있으나’ 라고 한 것처럼 진정한 소망이 있는 것, 세속적인 소망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새롭게 갖게 된 참소망에 붙들리는 것, 그것이 성도로 살아가는 진정한 출발점입니다.
10. 주님, 정말로 그렇습니다. 아무리 자신을 돌아봐도 제 속에 여전히 죄악이 가득합니다. 저의 노력과 공로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주님만이 저를 자유케. 완전케 하심을 고백합니다. 주님만이 저의 구원이시오니 우리를 이끌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