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23 욥16:18-17:16 <절망속에서 찾는 소망>
1. 우리가 성경을 묵상하면서 제일 읽기 힘든 책이 레위기나 민수기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읽기 힘든 책이 욥기라고 생각합니다. 레위기나 민수기는 율법을 나열하다보니 쉽게 와닿지 않아서 어렵지 이해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2. 그런데 욥기는 신학자들도 처음과 맨 끝은 이해가 잘되는데 중간은 해석이 불가능하다는 말들을 합니다. 그만큼 어려운 책이고, 주제도 무겁습니다. 고통을 묵상하면서 인생의 무상함과 의로움에 대해서 잘 정리되지 않는 대화의 형식으로 풀어 쓰듯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3. 욥기는 그래서 부분 부분을 다 완벽히 이해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우리 각자가 고난을 통해 가져야할 신앙이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전체적인 주제를 기억하면서, 본문에서 내가 발견해야할 지혜가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효과적인 묵상이 될 수 있습니다.
4. 16장에 이어 욥의 탄식은 오늘 본문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억울하고 분통해서 죽고 싶은 심정이 지금 욥의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1절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나의 기운이 쇠하였으며 나의 날이 다하였고 무덤이 나를 위하여 준비되었구나”
5. 욥은 이 고난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가 죽음 뿐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이미 태어난 건 어쩔 수 없기에 여기서 벗어날 마지막 희망은 죽음뿐이라 말합니다. 이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견디기 힘든 고난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표현한 것입니다.
6.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고백 합니다. 그리고 결국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은 죽음이라고 절규합니다. (11-16절) 오늘 욥의 상태를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바로 낙심입니다. 욥이 무너진 것은 의로움에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낙심에서 무너진 것입니다.
7. 오늘 본문을 통해서 두 가지 교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완전한 절망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주님 안에 있는 참된 소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부활의 영광은 십자가의 죽음 없이는 불가능한 것과 같습니다.
8. 우리가 주님 뜻대로 살고자 하면서 낙심치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께 나의 시선을 고정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왜 본문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을 해답이라고 보는가? 그것은 욥의 탄식이 연속해서 1-8절까지 나오다가 갑작스럽게 생뚱맞은 9절이 불쑥 나오기 때문입니다.
9. “의인은 그 길을 꾸준히 가고 손이 깨끗한 자는 점점 힘을 얻느니라.” 그리고나서 바로 10절부터 다시 불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번역도 한글 성경에는 이 문장의 시작이 '그러므로'...라고 나오는데 영어성경에는 'but 그러나'라고 나옵니다.
10. 불평가운데 불쑥 뛰어나온 이 구절이야말로 욥의 믿음의 정수입니다. “믿음으로 그길을 인내하며 걸어갈 때 우리는 나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힘을 점점 얻게 된다" 는 선포입니다. 하나님은 ‘주님 지쳤어요. 힘들어요’ 고백하면서도 주님바라보며 인내하고 나아 가는 사람들을 결코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힘을 더해 주심을 꼭 믿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