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화).23 욥30:1-15 <흔들리며 피는 꽃>
1. 제가 좋아하는 시중에 도종환님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가 있습니다. 시인이 꽃에서 주목한 건 화려한 잎보다 "흔들림"과 "비에 젖음" 이었습니다. 꽃은 셀 수 없이 바람에 흔들리고 나서야, 또 비에 젖고 젖은 후에야 비로소 피어난다는 것입니다.
2.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꽃과 나무들도 바람에 흔들리면서 자랍니다. 심지어 도심 속의 견고한 고층 빌딩들도 조금씩 바람에 흔들립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신앙의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3. ‘나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아’ 이렇게 말하는 분들은 실상 '하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인생의 흔들림 때문에 더욱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 존재인 것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 흔들리는 인생을 붙잡고 여기까지 인도해 오셨다는 것입니다.
4. 우리 인생이 광풍과 폭우에 부딪히고, 부서지고, 깨어지고, 흔들릴지라도 그런 우리 인생을 끝까지 붙드시고, 포기하지 않으시고,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음을 고백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5. 오늘 본문은 어제에 이어 욥이 독백하는 장면입니다. 먼저 29장에서 욥이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과거의 축복과 영광을 회상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29장 초반에 보시면, 계속해서 ‘그 때에는’ 이라는 표현을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6. 욥이 말하는 ‘그 때'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던 때였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동방에서 가장 큰 사람’이었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30장으로 넘어오면, 그 형통했던 날들에 대한 기억 때문에 오히려 욥의 고통은 더 심해집니다. 그래서 1절은 “그러나 이제는”으로 시작됩니다.
7. 욥은 과거의 형통했던 날들에 대한 기억으로 잠시 위로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과겅와 완전히 대조되는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욥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난과 영적 단절감. 그리고 소외감에 몹시 흔들리거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8. 세상엔 나혼자 남아 있는것 같고, 하나님마저 나를 외면하고 계시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두 가지를 생각해 내야합니다. 먼저 상처보다 은혜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을 이유를 알 수 없는 은혜로 견디고 이겨야 합니다.
9. 고난의 이유를 찾는 것은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에 받았던 은혜, 현재 누리고 있는 은혜, 앞으로 받을 쌓아두신 은혜가 고통을 이기는 답입니다. 여러번들도 지금 나에게 베풀어진 은혜의 이유에 대해서 깊이 헤아려 본다면 힘이 날 것입니다. 또 하나 묵상을 통해 고난을 이기신 예수님을 생각해내는 것입니다.
10. 본문에는 욥이 조롱받는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전에는 얼굴을 들어 욥을 마주 대할 수도 없을 만큼 비천한 자들이 이제는 서슴지 않고 침까지 뱉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예수님이 십자가의 조롱과 고난을 받으시는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욥기>는 십자가의 길을 보여주는 책이며, 동시에 부활을 증거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