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수). 마25:14-30 묵상. <달란트 비유>
1. 오늘 본문에 나오는 소위 ‘달란트의 비유’는 우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비유 중의 하나입니다. 어떤 사람이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돈을 맡겼습니다. 그 돈이 상당한 액수입니다. 그 당시 금은의 중량인 한 달란트는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약 600만불이라고 합니다. 주인은 한 종에는 다섯 달란트, 다른 종에게는 두 달란트, 또 다른 종에게는 한 달란트를 맡겼습니다.
2. 이렇게 차이를 둔 이유는 종들의 능력이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종들은 단순히 힘든 일만 하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큰돈을 맡길 리가 없습니다. 다섯 달란트를 맡은 종은 그 돈으로 장사를 해서 다섯 달란트를 남겼고, 두 달란트를 맡은 종도 두 달란트의 이익을 거뒀습니다.
3. 오랜 만에 돌아온 주인은 그들을 향해서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란트를 맡은 종은 그걸 땅에 묻어두었다가 주인에게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주인은 이 종을 향해서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책망하면서 이 종이 갖고 있던 한 달란트를 빼앗았습니다. 그리고 원래 다섯 달란트로 다섯 달란트를 남긴 종에게 주었다는 내용입니다.
4. 이 말씀은 종종 우리가 받은 재능이나 재산을 열심히 관리하고 키워야 한다는 교훈으로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그저 교회를 위해 성공을 위해 부지런한 삶, 성실한 삶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해석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해석은 몇 가지 의문을 줍니다. 첫째로 왜 주인은 각각 차별하여 달란트를 나누어주었는가? 다시 말해서 왜 하나님은 우리에게 각각 다른 재능을 주었는가? 왜 누구는 ‘모차르트’로 태어나게 하고, 누구는 ‘살리에르’로 태어나게 하셨는가? 하는 질문이 듭니다.
5. 둘째로 왜 주인은 달란트를 주면서 이를 키워놓으라는 말을 하지도 않았으면서, 손해를 끼치지 않으려 땅에 돈을 묻어놓은 종을 크게 책망하였는가? 종은 손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비난을 받았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이러한 의문들은 말씀에 나오는 달란트를 재능이나 재물로 생각하면 잘 풀리지 않습니다. 오늘 말씀을 예수님께서 어떠한 상황 속에서 하셨는가를 고려해서 이해할 때 풀릴 수 있습니다.
6. 오늘 말씀은 마지막 종말의 때에 관한 말씀 가운데 나온 비유입니다. 기름을 준비한 다섯 처녀와 준비하지 못한 다섯 처녀의 비유의 연속 선상에서 이어진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 오늘 말씀은 마지막 때를 준비하라는 주제의 말씀으로 볼 수 있습니다.
7. 예수님께서는 오늘 비유를 통해 마지막 때가 오기 전 우리에게 맡겨진 보물을 잘 키우라고 가르치십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보물은 우리에게 맡겨진 하나님 나라의 비밀, 곧 복음과 말씀, 교회 공동체, 우리가 받은 은혜와 사랑을 뜻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비유를 통해 우리의 재능이나 재산을 키울 것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받은 천국 소망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8. 하나님 나라를 아는 사람은 그 나라를 증언하고 나누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은혜와 사랑을 깨달은 사람은 여전히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절망과 두려움 가운데 사는 이들에게 그 은혜와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복음을 깨달은 자는 복음을 선포하고, 말씀을 아는 자는 말씀을 전하기에 애써야 합니다. 가진 것을 나누고, 섬기고 희생하며, 온전히 하나님의 뜻을 전해야 합니다.
9. 우리에게 맡겨지는 달란트는 풍성하고 왕성한 생명력이 있습니다. 이렇게 귀한 것을 땅에 묻는 것, 놀라운 은혜를 외면하는 것, 사랑을 받고도 사랑하지 않는 것, 복음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강하게 비판하신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결국 모두에게 풍성하고 영원한 열매를 맺게 하기에 5달란트, 2달란트, 1달란트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받은 은혜를 온전히 드러내야 합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기 전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