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는 ‘성격이 부드러운 것’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온유(πραΰς, praus)는 단순한 유약함이 아니라, 힘을 절제하여
하나님의 뜻에 순복하는 마음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전쟁에 나가는
말을 ‘온유하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말이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인의
손에 완전히 길들여져 그 힘을 올바르게 쓰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온유를 성령의 열매(갈 5:23)라 부릅니다. 이는 온유가 인간적인
성격이나 노력의 산물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변화된 내면에서 맺히
는 열매라는 뜻입니다. 억울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손에 맡기는 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부드러운 말과 인내로 반응하는 자세는 모두 성
령이 빚으시는 온유의 열매입니다.
교회 공동체를 세우는 데 온유는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온유가 없는
공동체는 작은 의견 차이에도 쉽게 갈라지고, 상처가 깊어집니다. 반대
로 온유가 있는 공동체는 서로의 연약함을 품고, 갈등이 생겨도 대화와
기도로 풀어갑니다. 에베소서 4:2는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
음으로 사랑 가운데 서로 용납하라”고 권면합니다. 온유함은 마치 건물
의 기초처럼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공동체를 튼튼하게 받쳐줍니다.
우리의 말 한마디, 태도 하나가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도, 세울 수도 있
습니다. 주님 앞에서 날마다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억울함보다 사랑
을, 주장보다 절제를 선택하는 성도가 되길 소망합니다. 온유의 열매가
가득한 교회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널리 퍼뜨리는 공동체
가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11:29). 성도는 주님의 온유한 성품을
닮기를 힘써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에서 흔히 일을 잘하고 재능이 많은
성도들이 귀한 일꾼으로 주목 받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온유한 성품을
지닌 성도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너무나 중요합니다. 우리 주님은
온유한 자를 귀하게 여기십니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마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