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걸린 시계"(박해경)라는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할머니 큰방 벽에 걸린 시계가 잔다
“그냥 놔두라 좀 쉬구로 지는 언제 쉬어 보겠노”
할머니는 시간 어떻게 알려고 그라노“
"하늘에 걸린 시계 보면 되지,
모내기 하소. 콩 심으소. 장 담그소. 김장하소. 팥죽 끓이소
하늘에 걸린 시계가 알려주는 대로
살다 보니 참 바쁘게 살았는기라”
---------------------------------
먼저 천국 가신 아버지 장로님께서 연세가 들수록 방안에 늘어가는
것이 달력이고 시계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왜 그리 방안 3면의
벽에다 큼지막한 달력을 거실까 싶었고, 손목시계를 차고 계셨는데도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런 행동을 왜 하셨는지 조금 이해가 됩니다.
그것은 바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의 시간에 대한 기억과 조바심 때문
입니다. 그렇게 결론 내리는 이유는 요즘 제가 바로 그러고 있기 때문입
니다.
며칠 전 교회가 처음 세워지던 날 예배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때의 막막함. 간절함. 애틋함. 절박함. 긴장감 등의 감정으로
첫 예배시간에 참 오랜 시간 목회기도를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면서 이제껏 사역을 해온 시간보다 훨씬 적게 남은 앞으로의 사역
에 시간들을 향해 다짐해봅니다. 그 시간들 속에서 이 땅의 시간을 쳐다
보지 않고 "하늘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자고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절기 동안 너무 바쁘게
살다가도 가끔은 "하늘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향하는 기도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때까지 참아내는 인내입니다.
그것이 참된 소망을 붙잡는 일입니다.
그것이 이 땅에는 없는 능력을 주기 때문입니다.